상봉의 추천시학

한 번만/이은봉

상봉鷞峰 윤갑현 2020. 9. 10. 14:21

한 번만 / 이은봉(李殷鳳)

 

 

 

달 뜨는 어느 봄밤이었네

숲속 나무벤치 위

그녀와 함께 앉아 있었네

 

 

시원한 바람 너무 좋아

은근슬쩍 그녀의 손 잡았네

자꾸만 가슴이 들떠 올랐네

 

 

촉촉해진 손 더 꼭 잡은 채

안절부절 못하다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네

 

 

한 번만 만져 봐도 돼

그녀가 내 허벅지를 꼬집으며

어깨에 기댄 채 말했네

 

 

뭐라고, 한 번 만이라고

그녀는 부푼 제 가슴

내 작은 손 안에 들이밀었네.

​ ​

 

 

 

―웹진 『시인광장』(2020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