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의 추천시조

알/이지엽

상봉鷞峰 윤갑현 2017. 6. 16. 11:32


 


 

 알/이지엽

 

물방울 한 끝이 둥글게 팽창하다가

여릿여릿 한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움켜쥔 주먹 속 눈물

눈시울이

붉어진다

 

풀면 죄다 죄(罪)가 될 말,이리 많았던 게야

모두 쏟아내고 기꺼이 죽는 연어처럼

장엄한 다비의 말씀들

검은 씨앗의

별이 뜨고

 

으밀아밀 와이퍼 하나 쓰윽 지나가고

애써 끌고 온 길이 일시에 지워진다

햇살에 빛나는 차창

하얗게 빈

목구멍 그늘 

 

호밀밭 휘바람처럼 작고 둥근 소리들이

깨끗하게 지워진 자리,너를 다시 품고 싶다

순결한 가난한 기도가

겨울 문 앞

맑아지도록  

 

 

제32회 가람시조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