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의 추천시학
모닥불/백석
상봉鷞峰 윤갑현
2017. 7. 17. 08:04
모닥불 백 석 새끼 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하는 아이도 새 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새끼오리: 새끼줄 오라기 ,새끼올 -갓신창: 부서진 갓에서 나온, 말총으로 된 끈 -재당 : 육촌..... -개니빠디: 개의 이빨 -문장 : 門中에서 항렬과 나이가 제일 위인 사람 -재당 : 한 집안의 최고 어른에 대한 존칭 -더부살이 :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해주는 사람 -집검불 : 짚 찌그러기의 뭉치 -갓사둔: 새사돈 -너울 : 외출할 때 여자가 둘러 쓰던 깁, 면사포 -검불 : 풀, 낙엽 따위 -몽둥발이 : 딸려 있던 것이 다 떨어져 나가고 몸뚱아리만 남아 있는 모습 이 시에서는 일가친척도 없는 외톨이 고아가 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평안북도 정주(定州)에서 출생하였다. 오산(五山)중학과 일본 도쿄[東京] 아오야마[靑山]학원을 졸업하였다. 조선일보사 출판부를 근무하였으며, 1936년 시집 사슴》을 간행하여 문단에 데뷔하였다. 방언을 즐겨 쓰면서도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수용한 시들을 발표하였다. 《통영(統營)》 《고향》 《북방(北方)에서》 《적막강산》 등 대표작은 토속적이고 향토색이 짙은 서정시들이다. 지방적·민속적인 것에 집착하며 특이한 경지를 개척하는 데 성공한 시인으로, 8·15광복 후에는 고향에 머물렀다. 1963년을 전후하여 협동농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자에 의해 사망연도가 1995년임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