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의 창작시학

고정희 시인 생가에서

상봉鷞峰 윤갑현 2010. 3. 5. 16:07
 



고정희 시인 생가에서/윤갑현
해송 한그루 나를 지켜보는 듯 
그 아래 십자가가 보이는 
마을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송정 길 따라  마을 모퉁이 돌아서면  
들녘에 벼들은 노랗게 익어가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높기만 한데 
해남 삼산면 송정리 259번지 고정희 시인생가 
마당에 들어서니 고무신 한 켤레만 덜렁  
계단을 올라가니 뒷산 적송이 푸르고  
생가를 지키는 빈집엔 단감이 주렁주렁   
누가  저 감나무 심어 두었을까?   
팔짱끼며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오른쪽 모퉁이에 가깝게 보이는  
해송 한그루 고정희시인 나무라 칭한다. 
저 십자가 바라보며 시상을 펼쳤을까?  
눈물이 있는 곳엔 눈물을 닦아주고  
슬픔이 있는 곳엔 슬픔을 들어주던  
부드러운 사람이 지리산에서 가고 없다니 
돌아선 송정 길에 고정희 시인 
담장에 철지난 장미꽃 송이 톡 따서  
붉은 꽃잎을 흩날리고 서 있는 듯하다 
<음원:명상과 치유의 앨범>
<매화향기 제5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