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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여자다/이지엽

상봉鷞峰 윤갑현 2017. 7. 8. 04:41



물은 여자다

 

이지엽

 

물은 맨발의 여자, 무릎 꿇은 여자다

부드러운 땅과 슬픈 하늘을 가지고

자식의 용서를 구하는 맨바닥의 어머니다.

 

그 사납던 욕망도 젊은 날의 바람기도

잘 익은 과일처럼 깨끗하게 닦아주더니

이제는 칼 제법 휘두르는 뜨거운 아내다.

 

촉촉한 사랑의 입술 의 혀를 가진 女子,

지친 영혼 발 가랑이를 서늘하게 적시느니

빈 가지 살 에는 눈 밑이라도 꽃이 되는 애인이다

 

 

80년대 시인들고요아침,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