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의 추천시조

봉선화/김상옥

상봉鷞峰 윤갑현 2018. 7. 5. 20:33



봉선화


김상옥

 

비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앉아 실로 찬찬 매어 주던

하얀 손 가락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속에 보듯 힘줄만이 서누나.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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