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우체통이 있는 풍경/김강호시조시인

상봉鷞峰 윤갑현 2020. 3. 3. 22:10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274703&mcode=msub1


우체통 있는 풍경 / 김강호

  • 기사등록 2020-03-03 09:11:36
  • 수정 2020-03-03 10:01:49수정

 

웃자란 호밀밭을 바람이 끌고 왔다

목청 고운 새소리에 오디가 익어 가고

긴긴밤 썼던 편지는 별빛에 물씬 젖었다

 

키 낮은 담을 둘러 꽃들이 흐드러진 날

자지러진 해조음이 섬돌을 덮을 때쯤

언덕길 갈 숲 사이로 우체부가 지워졌다

 

기다리다 지쳐서 등 굽은 우체통은

오늘도 주린 채 저 홀로 늙어간다

은결 빛 파도 소리만 들락거리는 외로운 섬  

 

<김강호 약력>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조집 <참, 좋은 대통령>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