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천사(雲泉寺)에서/윤갑현 서른일곱 계단을 오르는데 구멍이 송송 뚫린 계단 내 마음은 왠지 애처롭고 상수리 오동나무가 대웅전(大雄殿)을 보라한다. 대웅전(大雄殿) 안 큰 바위에 새겨진 지그시 눈 감은 듯 바라보는 인자한 저 눈빛 조그만 약단지를 안고 무등산을 바라보고 있다. 마애여래좌상(磨崖如來坐像)은 아침에 뜨는 찬란한 태양을 바라보고 저녁에는 떠오르는 고운 달을 볼 수 있으니 저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은 고달픈 영혼들과 함께 하며 한쪽 벽의 촛불들 꺼지지 않고 낮은 자의 수많은 염원을 담고 있다.
<매화향기 제5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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