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첩(霞帔帖)
김덕남
1
안부 글 차마 못 쓰고 다홍치마 보냅니다
촉루 너머 강진 향해 글썽글썽 젖습니다
한숨 진 개밥바라기 머릿결이 하얗습니다
2
받은 치마 펼쳐 놓고 아픈 마음 오린다오
캄캄한 적소에는 달빛만 기웃하오
희뿌연 새벽녘에야 한 점 획을 긋는다오
3
서리꽃 아찔해도 물길 낸다, 아들아
만 갈래 뻗는 생각 하나로 묶는다면
첫울음 들을 수 있으리, 매운 시도 얻으리
『변산바람꽃』고요아침,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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