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총강진지부

생가의 달/ 유헌

상봉鷞峰 윤갑현 2019. 7. 10. 20:53






생가의 달

 

 

유헌

 

 

빗금이 붉게 그은 시간들을 호명하며

구름숲을 헤쳐 온 파란波瀾의 아픈 달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오도카니 서 있다

 

 

사립이 없어도 닿을 수 없는 그곳

등 굽은 달빛으로 문밖을 서성대다

위리의 창살에 갇힌 그림자만 품고 간다

 

 

소금꽃 핀 족보에서 맨발로 걸어 나와

여유당 깊은 샘물 혼자 긷는 홍씨* 부인

차오른 상현망간달 남몰래 쳐다본다

 

 

* 다산 정약용의 아내

 


정형시학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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