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골 한옥마을 102

목포는 항구다

목포는 항구다/윤갑현 슬픔이 있는가. 사연이 많은가. 슬픔과 사연을 묻기 위해 바다로 가자. 은빛물결 출렁대는 바닷가에서 어머니의 품을 보라 품을 떠난 것은 슬픔과 사연을 묻기 위해서다 멀리 떠나는 여객선은 물살을 가르지 않던가. 토해 내어야 할 기억은 파도처럼 늘 되새김질을 하는 거다 달빛에 유달산 바위는 꿈이니 어찌 값없이 높은 곳에 위치하였던가. 바다를 배경으로 밤낮을 울었으리라 바다를 향하여 끊임없이 삭혔으리라 도로의 네온 빛이 아름다운 목포로 가자 떠나는 사람과 남은 사람들이 교차하는 곳에서 내가 버리고 와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을 타는 남자

가을 타는 남자/윤갑현 가을바람은 어제와 같지 않네 가을을 물어 가는 빈 하늘에 뭉게구름 붉게 덧칠해도 바람은 스쳐만 갈 뿐 들녘에 나부끼는 서정이나 무르익는 들녘의 만찬도 황금물결로 잠시 왔다가는 걸 남녘의 훈풍불어 좋은 날 심한 독감처럼 응고 된 잔재들 저편에 있는가. 가을을 묻어버릴 긴 한숨 여백으로 남아 사랑의 이름으로 불려 질 수 있을까 황혼 빛에 출렁이는 논 가운데서 피를 고르는 농부처럼 손끝이 아파 오는 이유는 뭘까 마음 안에 잠재 된 유혹의 파편들 잘못인지 알면서 버리지 못한 것들 오늘 고백하여도 늘 여백으로 남아 거슬러 돌아가는 발걸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