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선사 탄생지 왕산리에서>
당신은 콘센트 나는 플러그/윤갑현
여름날 초의 선사 탄생지 왕산리에
참나리꽃 활짝 피어 호랑나비 날갯짓인
꽃술에 머리 조아려 푹 빠진 모습보다
가까이 다가서자 호랑나비 멀리 날고
참나리 멀지 감치 호랑나비 다시 찾아
환생한 아버지같이 붉은 꽃을 맴도는데
초막 옆에 붉은 모습 별 무늬 꽃잎 속에
점점이 떠오른 검버섯 같은 엄니 얼굴
가여운 엄니생각이 나 뚫어져라 처다 보고
나리꽃과 호랑나비 땔 레야 땔 수 없는
인연의 초의선사 마루에 홀로 않아
곰곰이 생각하여보니 나 또한 플러그 같다.
<강진문학 2019년 열일곱 번 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