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의 창작시조
모퉁이를 돌아 나온다./윤갑현
여의산(如意山) 잔등에 넒은 마당 펼쳐있고 무각사(無覺寺) 입구에는 흙돌담이 둘러있다 주춧돌 건물과 기둥 한량없이 우람찬데 치평동 산1번지에 무심코 내려놓고 번뇌마(煩惱魔) 나목처럼 벗으란 말씀 한 점도 난 내려놓지 못한 채 서성이다 모래에 발꿈치로 무각사(無覺寺) 쓰다 지우며 대나무처럼 살라하는 스승말씀 떠올리고 마음 속 깊이 세기며 모퉁이 돌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