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는 남자
가을 타는 남자/윤갑현 가을바람은 어제와 같지 않네 가을을 물어 가는 빈 하늘에 뭉게구름 붉게 덧칠해도 바람은 스쳐만 갈 뿐 들녘에 나부끼는 서정이나 무르익는 들녘의 만찬도 황금물결로 잠시 왔다가는 걸 남녘의 훈풍불어 좋은 날 심한 독감처럼 응고 된 잔재들 저편에 있는가. 가을을 묻어버릴 긴 한숨 여백으로 남아 사랑의 이름으로 불려 질 수 있을까 황혼 빛에 출렁이는 논 가운데서 피를 고르는 농부처럼 손끝이 아파 오는 이유는 뭘까 마음 안에 잠재 된 유혹의 파편들 잘못인지 알면서 버리지 못한 것들 오늘 고백하여도 늘 여백으로 남아 거슬러 돌아가는 발걸음이 됩니다.